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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출산

"산후조리원, 다음엔 안 갈래요." 초산모의 산후조리원 경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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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많은 산모들이 출산 후 산후조리원을 간다. 나 역시도 임신을 하고 당연히 산후조리원에 가서 몸을 회복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집에서 가까운 산후조리원에서 상담을 하고 바로 2주를 계약했다. 조리원 생활은 나쁘지 않았지만, 둘째가 생긴다면 산후조리원을 선택하지 않을 것 같다. 물론 조리원마다 제공하는 서비스나 퀄리티의 차이가 있으므로,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자 생각이다. 

 

⬇️ 초산모의 자연분만 과정이 궁금하다면?

초산모의 좌충우돌 자연분만 성공 후기

 

초산모의 좌충우돌 자연분만 성공 후기

작년 11월,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기 천사가 찾아왔다. 그리고 올해 8월 15일, 11시간의 진통 끝에 자연분만으로 아이를 낳았다. 분만의 과정은 정말 쉽지 않았지만...(솔직히 말하면 지금 생각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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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후조리원 선택 기준

1. 합리적인 가격

사진으로 봤을 때 인테리어가 깔끔하고 시설이 좋아보이면 2주에 4~500만 원 정도였는데, 개인적으로 너무 비싸다고 느껴졌다. 3~400만 원 초반 정도까지 지불할 계획으로 조리원을 찾아봤다. 

 

⬇️ 서울 산후조리원 비용 현황 알아보기

서울 산후조리원 비용 현황: 자치구별 평균 요금 및 증가 추세

 

서울 산후조리원 비용 현황: 자치구별 평균 요금 및 증가 추세

최근 산후조리원은 출산 후 신체적 회복을 원하는 산모들에게 필수적인 선택지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산후조리원의 이용 비용은 수백만 원에서 천만 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설정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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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거리

분만을 한 후 바로 조리원에 가야하기 때문에 분만 병원과 가까운 곳이어야 했다. 그리고 남편이 함께 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우리 집과도 가까운 곳을 찾았다. 

3. 신생아 케어

내 회복도 중요하지만, 신생아 케어를 잘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사각지대 없이 아기를 언제든지 볼 수 있고, 전문성 있는 곳이길 바랬다. 

 

🗨️ 산후조리원 경험담

조리원 시설

배정 받은 방에는 모션 베드, TV, 스탠바이미, 스타일러, 쇼파, 테이블, 정수기, 화장대가 있었다. 좌욕기는 따로 없었고, 개인적으로 가져와 사용해야했다. 로비에는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온열기, 공기압 마사지기, 골반 교정기가 있었다. 시설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스탠바이미'였는데, 밥 먹을 때나 누워 있을 때 넷플릭스를 편하게 볼 수 있어 좋았다. 스탠바이미가 있는 방을 적극 추천한다. 

 

마사지

산후조리원에 갔을 때가 출산 후 3일째였기 때문에 걸어다니는 것도 힘들고 온 몸이 아팠다. 빨리 내 몸 상태를 봐주길 바랐다. 특히 가슴이 점점 돌덩이처럼 딱딱해져서 가슴 상태를 봐주길 원했다. 하지만, 입소일이 일요일이었어서 마사지 선생님이 안계신다고 했다. 그래서 다음 날 마사지를 받게 되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다른 조리원은 주말에도 마사지 선생님들이 상주한다고 한다. 여기는 심지어 마사지 선생님이 한 분만 계셨다.) 마사지는 처음에 받을 때는 좋다고 생각했는데, 받은 날 저녁에 몸이 퉁퉁 부어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원래 출산 후 마사지를 받으면 그렇게 되는건지는 잘 모르겠으나, 그 이후에도 엄청 풀린다는 느낌은 아니어서 아쉬웠다. 나는 마사지를 더 추가하지 않고, 기존 가격에 포함되어 있는 마사지 2회만 받고 끝냈다. (마사지 가격도 어마무시하게 비쌌다.)

 

신생아 케어

이곳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신생아를 잘 케어해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수간호사 출신의 대표인 것도 신뢰가 많이 갔고, 신생아실에 사각지대가 없는 것도 좋았다. 매주 소아과 선생님이 오셔서 아기를 꼼꼼히 봐주는 것도 나름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아쉬웠던 것은, 초산모라 모르는 것 투성인데 신생아에 대한 기본적인 것들을 체계적으로 알려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궁금한 것을 물어보더라도 신생아 돌보기 바빠서 그런지 상세하게 알려주지 않았다. 유튜브와 책을 읽으면서 공부한 것이 더 많이 도움이 되었다. 

 

식사

하루 세 끼와 2번의 간식이 있었는데, 대체로 맛있었다. 거의 매 끼니 미역국을 먹어야 하는 것은 조금 고통(?)스러웠지만, 밥맛이 없었지만 그래도 맛있어서 다 잘 먹었던 것 같다. 남편도 식사를 원한다면 별도 비용을 지불하고 같이 식사할 수 있었다. 

 

교육 프로그램

매주 3~4번 정도 교육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육아 관련 업체에서 직원이 나와 교육을 해줬다. 수유 및 이유식 정보, 응급상황 시 긴급 대처 방법, 피부 관리 및 마사지 방법, 모빌 만들기 등 나름 유용했고, 사은품도 나눠줘서 좋았다. 신생아실에 물어보지 못했던 궁금한 점들도 이때 많이 물어봤던 것 같다. 

 

 

🎭 산후조리원 장점과 단점

산후조리원의 가장 큰 장점은 산모가 충분히 휴식할 수 있는 환경인 것 같다. 아기를 신생아실에 맡기기 때문에 나만 신경 쓸 수 있다. 마사지도 받고, 잠도 충분히 자고, 균형 잡힌 식사도 하면서 지내다보니 나는 일주일만에 거의 다 회복했다. 그리고 초산모 입장에서  부담스러울 수 있는 일들, 예를 들어 배꼽 관리(신생아는 배꼽이 떨어질 때까지 감염되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한다. 배꼽이 떨어지는 시기는 아기마다 다르다.), 목욕하기 등을 신생아실에서 대신 다 해주다 보니 편했다.  

 

또 하나의 장점은, 분유나 기저귀 등을 인터넷 최저가보다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리원마다 연계되어 있는 업체들이 있어 퇴소 후에도 지속적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생각보다 분유값, 기저귀값 만만치 않다.)

 

내가 생각하는 산후조리원의 단점은 조리원 시스템이 산모의 회복에 더 집중되어 있다보니, 정작 내가 아기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는 것이었다. 특히, 모유 수유를 원하는 엄마라면 더욱 이 부분이 단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모유 수유는 거의 1~2시간 젖을 물려 가면서 아기와 합을 맞춰가야 하는데, 신생아실에 맡기게 되면 그럴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나는 모유 수유에 대한 마음은 있었지만 강력하진 않았어서 대부분 신생아실에 맡겨 분유를 먹이고, 하루에 두 번 정도 모유 수유를 했다. 이것도 아기 황달 수치 때문에 일주일이 지난 후에나 가능했다. 그러다보니, 이미 분유에 어느정도 익숙해진 아기와 합을 맞춰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 결국 나는 자연스럽게 단유를 하게 되었다. 

 

물론 조리원 퇴소 후 수없이 많은 시간을 아기와 함께할 것이기 때문에 조리원에 있는 동안만이라도 아기와 조금 떨어져 있고 싶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내가 둘째를 갖는다면 조리원을 선택하지 않을 것 같다. 초산모라면 모든 것이 처음이기 때문에 조리원에서 충분히 휴식하면서 앞으로 펼쳐질 육아에 대해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둘째를 낳는다면 나는 그 시기의 아기를 더 많이 안아주고 살펴보고 싶다. 신생아 시절은 아기 인생 중에 가장 작고 귀여울 때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 시기가 2개월 전임에도 벌써 그립다.

 

 

💡 조리원을 고민하는 산모들에게

나는 산후조리원을 선택한 것을 후회하진 않는다. 하지만, 내가 갔던 산후조리원에서 아쉬웠던 점이 많아 다시 선택한다면 더 꼼꼼하게 따져봤을 것 같다. 내가 경험한 불편함들을 다른 분들은 겪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몇 가지 조언들을 적어본다. 

 

1. 적어도 조리원 2군데는 방문 상담하기 

조리원마다 가격도 천차만별이고 서비스 퀄리티도 많이 다른 것 같다. 나는 조리원을 좀 뒤늦게 알아봐서 꼼꼼하게 따져보지 않고 처음 방문한 곳을 바로 계약을 했는데, 다시 돌아간다면 다른 조리원을 하나 더 가서 차이점을 확인해볼 것이다. 

 

2. 가슴 마사지 확인하기

나중에 알고보니, 다른 조리원에는 산후 마사지와 가슴 마사지를 담당하는 선생님이 별도로 있었다. 내가 방문했던 조리원에는 마사지사가 한 명뿐이었고, 가슴 마사지도 원하면 봐줄 수 있다는 식이었다. 다행히 나는 젖몸살이 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두 번 정도만 요청을 했는데, 많은 산모들이 정말 심한 젖몸살을 겪기 때문에 가슴을 잘 봐줄 수 있는 조리원인지 따져보면 좋을 것 같다. 또한, 주말이나 공휴일 상관없이 마사지 선생님이 계신지도 확인해보자. 

 

3. 스케쥴 확인하기

내가 갔던 조리원은 스케쥴이 있긴 했으나 잘 지켜지지 않았고, 체계가 없는 느낌이었다. 조리원에 입소한 후 어떤 스케쥴로 하루가 돌아가는지 확인해보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교육 프로그램들도 어떤 것들이 있는지 체크해보자. 

 

4. 주차 시설 확인하기 

산모 몸도 성치 않고 남편도 정신 없는 와중에 주차 시설까지 복잡하고 힘들면 정말 스트레스다. 처음으로 부부 둘이서 아기를 데리고 가는 것이기 때문에 긴장도 많이 된다. 내가 간 산후조리원 건물은 지상 주차에다가 공간도 협소했다. 게다가 유명 프랜차이즈 식당과 함께 주차장을 쓰고 있어 주차하기가 어려웠다. 반드시 주차 시설이 잘 되어 있는지 확인해보길 바란다. 

 

5. 분유 제품 확인하기 

시중에는 정말 많은 분유 제품들이 있고, 가격도 두 배 이상 차이 나기도 한다. 조리원마다 아기에게 먹이는 분유가 다른데, 만약에 원하는 분유가 있다면 조리원에 확인을 해보는 것이 좋다. 내가 원하는 분유와 다른 분유를 먹인다면 직접 분유를 사와 신생아실에 제공하면 된다. 분유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었던 나는 조리원에서 먹이던 분유를 아기가 잘 먹어서 그대로 먹이게 되었는데, 비싼 브랜드라 분유값이 어쩔 수 없이 많이 나가게 되었다. 나중에 조리원에서 먹이던 분유에서 다른 분유로 갈아타려면 그것도 일이라 애초에 원하는 것이 있다면 처음부터 그 분유를 먹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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