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아이가 태어난지 50일이 되었다. 하루는 빠르게 지나갔고, 아기에 대한 애정은 생각한 것보다 더 빠르게 커졌다. 몇 번의 꽤 힘든 순간들이 있었지만, 아기가 너무 귀엽고 예뻐서 그 순간들은 정말 별 게 아니었다. 너무 졸립다가도 아기 얼굴을 보면 웃음이 났다. 50일이란 시간이 매우 짧아 보이지만 많은 것들이 변했고, 많은 것들을 배웠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느끼고 배운 것들을 기록해보고자 한다.
잘 몰라도 어떻게든 굴러간다.
출산 전 나는 육아 공부를 거의 안했다. 육아 관련 책을 3권 정도 읽었는데, 방법론에 대한 이야기들은 읽어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서 더이상 공부할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 그래서 아이를 집으로 데려오고 그때 그때 필요한 것을 찾아보면서 육아를 했다. 평소 일을 할 때 닥쳐서 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인데, 신기하게도 육아는 하다보니 다 하게 되고, 시행착오와 함께 요령도 빠르게 습득해나갔다. 앞으로 수많은 상황들을 대면하겠지만, 잘 몰라도 어떻게든 굴러갈거기 때문에 별로 걱정이 없다. '어떻게든 되겠지!' 마인드가 육아에서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배앓이는 시간이 해결해준다.
3주차에 배앓이를 겪었다. 3시간을 자지러지게 울어대서 솔직히 좀 힘들었다. 초보 엄마라 배앓이인줄도 모르고 계속 수유를 하려고 애를 썼다. 이것 저것 시도를 해봤지만 울음이 멈추지 않아 당황스러웠다. 결국 시간이 해결해줬다. 배앓이는 누구나 겪는 일이라고 한다. 이때는 귀마개를 끼고 안아주고, 마사지도 해주고, 말도 걸어주면서 시간을 잘 보내면 된다. 배앓이가 아니더라도 아기의 울음은 언젠간 지나간다.
트림은 매우 매우 중요하다.
조리원에서 트림은 10분에서 20분 정도 해줘야 한다고 배웠다. 하지만, 생각보다 그 시간이 길게 느껴져 처음에는 요령을 피웠다. 5분만 해주고 끝내거나, 꺼억 소리가 나면 '이정도면 되겠지?' 하는 생각에 아이를 내려놨다. 그렇지만 요령을 피울때면 대부분 대가를 치뤘다. 아이가 속이 불편해 잠을 자다가 자주 울면서 깼고, 결국 나는 더 번거로워졌다. 가끔 입에서 분유를 게워내면서 멀뚱히 누워있을 때도 있었는데, 그땐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제는 꺼억 소리가 나더라도 충분히 더 트림을 시켜준다.
태열은 온도와 보습이 중요하다.
우리 아이는 피부가 정말 좋은 편인데, 5주차 때 태열이 많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시원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서 매쉬 소재로 된 옷만 입히고 에어컨도 빵빵하게 틀어줬는데도 잘 없어지지 않았다. 나중에 알고보니 보습도 중요했는데, 나는 여태 하루에 한 번만 로션을 바라줬던 것이다. 정보를 입수하고 수시로 수딩젤과 로션을 발라줬는데, 정말 감쪽같이 태열이 사라졌다. 그 이후로 태열은 다시 안생겼다.
신생아는 하루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큰다.
인생에서 신생아 시절이 가장 성장을 많이 하는 기간이 아닐까 싶다. 어제 아이가 다르고 오늘 아이가 다르다. 어제까지 모빌에 관심이 없던 아이가 갑자기 모빌을 집중해서 보고, 할 줄 아는 표현은 울음밖에 없었던 아이가 갑자기 옹알이를 한다. 하루 하루 달라지는 아이 모습을 보고 있으면 신기하고 재미있고 귀엽다. 눈으로도 많이 담고, 사진과 영상도 많이 남기자.
남편의 육아 참여는 축복이다.
나와 남편은 육아 휴직을 1년 6개월을 썼다. 비록 수입이 줄어드는 것을 감수해야하지만, 우리는 매우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남편과 함께 공동 육아를 하면서 좋은 점은 다음과 같다.
1. 아이의 예쁜 모습을 같이 볼 수 있다. 좋은 것은 같이 보면 그 기쁨이 배가 된다.
2. 산후우울감이나 산후우울증이 없다. 육아의 힘듦이 반으로 줄면서 나를 더 챙길 수 있었다.
3. 부부 관계가 더 돈독해진다. 이전엔 사랑만 있었다면 이젠 전우애까지 더해져 관계가 업그레이드 되었다.
육아는 정말 정답이 없다.
처음 육아 정보를 알아볼 땐 '이건 이래요'라고 딱 잘라 얘기해주는 것이 거의 없어 답답했다. 그런데 육아는 '엄마의 기질과 아이의 기질이 만나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육아에 정답이 없는 이유를 단박에 이해했다. 수유량, 수유텀, 낮잠/밤잠 시간, 통잠 자는 시기, 잠투정, 웃는 시기 등 아기들은 다 다르기 때문에 천차만별이다. 엄마가 예민한 사람인지, 둔한 사람인지에 따라서도 아기는 또 달라진다. 그래서 나를 더 들여다보고, 아기를 더 관찰하면서 우리만의 육아를 만들어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육아의 정답은 SNS나 커뮤니티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결국 나와 아기 안에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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